맑시즘2015 행사 방해 규탄 성명 ― 단결된 운동 구축 방해하는 무책임한 행위 중단하라

지난 2월 6~8일에 열린 맑시즘2015는 1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학생·청년이 모여 투쟁 경험을 공유하며 갈수록 강화되는 지배자들의 공격에 맞서 단결된 투쟁을 건설하고 연대를 모색하는 진지한 토론의 장이었다. 또한 야만적인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 사회를 건설하는 방법에 관한 치열한 토론과 논쟁의 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맑시즘2015 행사 마지막 날 소위 ‘노동자연대 성폭력사건 대책위’ 측이 동원한 비방 시위대 십여 명이 ‘반성폭력 운동과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정치’ 워크숍이 진행되기 직전에 노동자연대를 성폭력 단체라고 비방하는 배너와 팻말을 들고 워크숍을 무산시키려 한 일이 일어났다. 행사 방해는 맑시즘 개최 15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대책위 측의 행사 방해는 노동자연대 회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다. 하지만 이들이 행사장 바깥에서 2시간 가까이 소란을 피운 탓에 수십 명의 회원들과 몇몇 비회원들이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채 한파 속에서 이들과 언쟁을 벌여야 했다. 

대책위 측의 맑시즘 방해 행위는 이것뿐이 아니었다. 맑시즘 개최 전부터 고려대학교 학내 단체들을 들쑤시며 맑시즘 후원 철회를 요구했고(고려대학교 학생단체들은 장소 사용 등을 후원해 왔다), 초청 연사들에게 허위 사실을 담은 메일을 보내며 맑시즘에 불참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이런 선동은 별 반향을 얻지 못했다. 왜냐하면 노동자연대가 성폭력 가해 단체라는 것이 순전한 허위 사실에 근거한 단순한 비방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노동자연대 ‘성폭력’ 사건이라고 터무니없이 부풀린 사건은 4년 전 노동자연대와 전혀 무관한 한 대학 교지 수련모임에서 노동자연대 회원이 아닌 한 남학생이 한 여학생(이하 피해호소인)에게 몇십 초짜리 야한 동영상을 보여 준 사건(이하 동영상 사건)이었다. 

동영상 사건 당시 옆에 있던 그 대학 신입생이자 노동자연대의 학생회원 모임 대학생다함께의 당시 신입회원 정모(현재 회원 아님)가 강제로 동영상을 보여 준 공범이라는 피해호소인의 주장은 정모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결과 ‘허위 사실에 근거한 명예훼손’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정모의 행위는 그저 옆에서 방관한 행위라고 판결이 났다. 

황당무계

정모의 방관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거니와 그조차 노동자연대가 옹호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원사건을 돌아봐도 노동자연대가 피해호소인에게 성폭력 가해를 했다는 주장은 전혀 성립할 수 없다. 

그리고 노동자연대의 규율과분쟁조정위원회는 재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동영상 보여 주는 것을 사회주의자가 방관한 것은 규율 부재의 발로이므로 정모에게 경고 조처를 했다.  

동영상 사건에서 정모의 구실에 관한 피해호소인의 진술은 온라인 폭로 이전과 이후 주장이 사뭇 달랐다. 또, 피해호소인은 온라인 폭로에서 노동자연대가 성폭력 사건을 방임했다고 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피해호소인은 동영상 사건 직후 해당 교지 편집부에 공식 문제제기 하라는 노동자연대 동료 회원들의 제안을 거부했고, 노동자연대 중앙에 어떤 피해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피해호소인의 첫 대리인인 류한수진은 독단적인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피해호소인의 말을 절대시하면서 2년 넘게 온갖 허위 사실을 온라인을 통해 유포했다. 심지어 “[노동자연대에서는] 데이트 강간이나 가정 폭력,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뒷바라지’ 시키기 등”이 일어나도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피해호소인의 날조를 전파하기도 했다. 

이런 황당한 날조가 담긴 비방 글들을 노사과연과 대책위 주도 단체 사노신-국제코뮤니스트전망이 자체 간행물에 실어 주거나 자료실 공지란에 올려 둔 것을 우리가 뒤늦게 알고 삭제 요구를 했으나 이들은 우리의 요구를 지금까지 무시하고 있다. 

많은 쟁점에서 피해호소인이 명백히 거짓말을 했고, 노동자연대 측은 이를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를 제시했다. 우리는 성폭력 단체로 비난받을 행동을 한 적이 전혀 없었기에 지난해 말 민주노총 임원 선거 과정에서 한상균 선대본이 진상 규명과 화해의 수단으로 제안한 3자 연석회의 제안도 수용했다. 대책위는 우리와 선대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달아 이 3자 연석회의를 거부했다. 그래 놓고도 맑시즘 행사장에 나타나 뻔뻔스럽게 “진상 규명”, “사건 해결”을 운운했다. 심지어 우리의 진상 규명 시도와 그들의 비방에 대한 우리의 반박조차 ‘2차가해’라며 행사 방해의 명분으로 삼았다.

노동자 계급 투쟁에 오랫동안 헌신해 온 노동자연대는 피해호소인-류한수진-대책위의 심각한 비방과 중상모략으로 말로 다할 수 없는 피해를 겪었다. 해고와 실직, 국가 탄압의 위협 속에서도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회원들, 특히 여성 회원들은 대책위 측의 비방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감을 느끼며 분노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연대 여성 회원들이 울분을 삼키며 대책위 측의 행사장 진입을 가로막으며 설전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이 비방자들은 킬킬거리면서 여성 회원들의 울분에 찬 항의를 무시했다. 시위대의 일원인 김시웅 전 <고대문화> 편집장은 노동자연대 여성 회원들을 “여경”에 비유하며 조롱했고, 대책위의 임경일 씨는 항의하는 노동자연대 여성 회원의 사진을 찍다가 그 휴대폰을 붙잡는 여성 회원 신명희 씨의 팔목을 비틀어 버리기도 했다.  

부적절한 목적과 부적절한 수단

대책위 측 시위대가 맑시즘 행사를 훼방놓기 위해 한 부적절한 행동은 그들의 목적이 ‘성폭력 사건’ 해결과 전혀 무관하고, 오히려 노동자연대 중상모략을 통한 집단따돌림 시도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목적과 수단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수단은 시종일관 그 비열한 목적에 걸맞게 비열하다. 

평소 가명과 익명으로 은밀하게 활동하며 온라인상 비방에 주력하던 이들이 맑시즘 보이콧을 선동하고 행사장에 나타나 방해 행위를 한 것은, 맑시즘 같은 급진적 행사 개최를 부담스러워하는 대학 당국에 빌미를 줘 향후 맑시즘 개최 자체를 어렵게 만들겠다는 계산도 포함된 듯하다. 실제로 학교 측은 이를 빌미로 행사 불허 위협을 가했다.

대책위 측의 맑시즘 행사 방해는 단지 향후 맑시즘 행사 개최를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 계급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강력한 운동을 건설하려면 개방적인 토론과 논쟁, 이를 거친 단결과 연대가 필수적이다. 이들의 맑시즘 행사 방해는 이런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책위 측의 맑시즘 행사 방해는 행사 주최 단체인 노동자연대와 그 회원들을 모욕한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맑시즘에 참가해 노동자 운동의 과제와 사회 변혁의 전망을 진지하게 토론하려 한 많은 비회원 활동가들과 참가자들의 노력도 깡그리 무시한 것이었다. 

맑시즘 행사는 단지 노동자연대 회원들만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비회원들이 더 많이 참가하는 좌파 측의 전통적 포럼이다. 노동자 운동과 다양한 사회운동의 활동가들이 연사로 초청돼 왔다. 그리고 수많은 노동자·학생·청년이 민주적으로 토론에 참가해 서로 배우고 효과적인 투쟁 방법과 대안 건설을 진지하게 모색해 왔다. 

비회원 참가자들은 이렇게 맑시즘 행사가 진보 운동의 발전을 위한 개방적 논의의 장이 되는 것을 이 행사의 최대 매력으로 꼽아 왔다. 노동자연대가 우익이나 대학 당국의 방해 시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맑시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수년째 사력을 다해 온 이유다. 

또한 맑시즘 행사는 여성해방을 위한 진지한 토론의 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맑시즘에서는 낙태권,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문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등 수많은 토론이 열렸다. 우리는 여성 해방은 결코 노동자 계급 투쟁의 전진과 별개 과정이 아니라고 본다. 정부와 고용주들은 노동자 계급에 대한 착취와 억압을 강화하고자 온갖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여성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노동자들이 당하는 착취와 여성 차별이 결국 이윤 시스템에서 비롯한 것이므로, 착취에 맞선 투쟁과 차별에 맞선 투쟁이 연결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본다. 

노동자연대는 남성 노동자들과 여성 노동자들의 단결을 고무하는 동시에 노동자 계급 운동과 차별 반대 운동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상으로서 마르크스주의를 맑시즘2015 참가자들과 토론하기를 바랐다. 또, 착취와 차별에 맞선 여러 투쟁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도 많이 배우기 바랐다. 

맑시즘이 이런 상호 배움의 장이 되는 것은 노동자 운동과 여성 차별 반대 운동 모두의 성장과 연대에 이바지할 것이다.  

초빙연사들과 청중들께 감사

대책위 측의 치졸한 행사 방해 시도 속에서도 맑시즘2015 행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맑시즘2015가 무사히 치러지도록 후원해 주신 몇백 개 단체들과 귀중한 시간을 쪼개 연설·강연해 주신 초빙연사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청중으로 참석해 워크숍과 행사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은 분들 모두에게도 감사드린다.

노동자연대 비방 운동은 노동자 계급 투쟁과 여성 해방 투쟁 모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둘 모두를 훼손시키는 행위다. 대책위는 무책임하고 파괴적인 분열주의적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노동자연대는 비방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자 계급과 여성 모두의 해방을 성취할 수 있는 단결된 투쟁을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5년 2월 13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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